지난 3일 밤, 늦은 시간에 경천동지(驚天動地)할 일이 벌어졌다. 45년 만에 계엄령이 선포되었다. 다행히 4일 새벽, 선포 6시간 만에 해제돼 놀란 가슴이 진정되었다.
비상계엄 선포의 동기는 국회 다수석 야당이 행정, 사법을 가리지 않고 20여 명에 이르는 무차별 탄핵 난사(亂射)를 하여 국정을 마비시키려 획책한 것이다. 그중에는 당 대표에 대한 정당한 수사에 대한 보복성도 있었고, 민주주의의 근간인 삼권분립을 위태롭게 하여 나라를 혼란케 하려는 의도도 의심되었다. 또 다수라는 숫자를 앞세워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무차별적인 감액, 특히 민생안정과 마약 근절, 국방, 치안 대책 등을 가리지 않고 감정적인 보복식 삭감을 기도하여 국정을 농단하려 한데에 1차적 책임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를 슬기롭게 타개하지 못하고 계엄령을 선포한 것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며 국민 대다수도 이를 크게 걱정했다.
우선은 대통령 주변의 비상계엄을 건의한 세력에 대한 우려가 있다. 지난번 영부인의 ‘오해의 소지가 있는 사진, - 카자흐스탄 대통령 악수사진, 한강다리 경찰관과의 사진’을 대통령실에서 언론에 배포한 일에 대하여 사소한 일이지만 ‘의도된 실수’인지를 본지가 지적 한 바가 있었는데, 이번 혼란 또한 주변에 대해 그 자질을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다. 다음으로 남북이 대치 중으로 북이 핵을 쏘겠다고 수시로 위협하고, 중국의 상시적인 위협과 함께 심지어 러시아까지 협박하는 상황에서, 실제로 비상계엄을 발령해야 할 사태가 온다면 과연 이 사태를 수행할 태세가 되어 있는지를 염려하는 것이다.
지금의 비상계엄 진행을 원하는 것은 아니었으나, 과연 실제 위급했다면 그 처리 과정이 미숙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설마 그렇게 준비 없는 비상계엄이었다면 대통령실은 철저한 무능이고, 해제를 내다보고 국민에게 국정의 위급성을 알리고 야당에 경고할 목적의 계엄이라면 일종의 고육책이었을 수도 있다고 본다. 조속히 해제된 것에 대하여 가슴을 쓸어내리며, 비 온 뒤 땅이 굳어지듯이 조속히 일상을 회복해야 한다. 개미군단이라는 민초들이 관심이 많은 ‘증시의 폭락’에 대한 특단 대책을 세우는 일은 국제적인 신인도에도 영향이 크므로 조속히 조치하고, 여러 부문의 다양한 방안으로 나라를 더욱 안정시키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특히 이를 기화로 사법적 처벌을 무산하려는 획책을 엄격히 단절하여 사법 정의가 살아있는 모습을 보여 주기를 기대한다. ‘태산이 울어 쥐 한 마리 쫓았다’는 말로 비유하기는 망설여 지지만, ‘용산이 움직여 파리 한 마리 날았다’고 하겠다. 사태가 끝난 데 대해 다시 한번 가슴을 쓸어내리며, 나라의 안정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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