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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다민의 異口同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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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다민의 異口同味

호박범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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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을수록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식품이 있다.

노화를 멈추고 면역력을 높이는 최고의 가을 보약 늙은호박이 주인공이다.

찬바람이 불고 기온이 내려가면 늙은호박에 땅콩, 팥, 찹쌀가루를 넣어 만든 호박범벅이 생각난다. 


우리나라는 곡물을 이용한 음식이 아주 발달해 있어 밥은 당연하고 유동식으로 미음 죽 범벅 응이등 다양하게 구분되어 있다.


그중에서도 자주 듣는 단어인 범벅은 곡식 가루를 된풀처럼 쑨 음식을 말하는 것인데 형태로만 본다면 일종의 죽이라고도 할 수 있다.

범벅의 대표는 호박범벅지만 옥수수, 수수, 고구마, 도토리, 밀로도 범벅을 만든다. 


봄이 오면 쑥을 쌀가루에 버무려 쑥버무리를 하듯 가을이면 늙은 호박을 속에 씨를 정리하고 곱게 채를 쳐 쌀가루와 버무려 찌면 호박버무리가 되는데 버무리는 떡과 비슷한 덩어리형태며 물기가 별로 없고 범벅은 호박과 쌀가루를 섞어 된풀처럼 끓여내니 죽과 버무리의 사이라고 할 수 있다. 


응이는 의이라고도 하는데 본래 율무를 뜻하는 말이었으나, 곡물을 갈아서 그대로 쓰지 않고 고운 베자루나 무명자루에 넣어 뿌연 물을 모두 짜내고 이것을 가라앉혀서 얻은 녹말로 쑤는 죽을 가르키는 말이 되었다. 매우 부드럽게 마실 수 있는 유동식이라 노약자나 아기에게 적합하다.


찬바람 불면 꼭 한 번은 먹고 지나가야 서운하지 않다는 호박범벅 뜨끈하게 끓여 시원한 물김치와 한 그릇 먹는다면 쌀쌀한 날씨로 굳은 몸도 스르륵 풀릴 것이다.


호박범벅을 맛있게 끓이는 방법은 약불로 뭉근하게 끓이며 눌어붙지않게 자주 저어주는 것이다. 이리 저리 범벅물이 튀어 데일수 있으니 깊이가 있는 팬을 사용하고 장갑을 꼭 착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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