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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증편향(確證偏向) 팬덤과 스톡홀롬 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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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증편향(確證偏向) 팬덤과 스톡홀롬 증후군

산다는 것이 전부 추구(芻狗풀똥개)같은 죄일까?.

(白又칼럼 42)


 크리스마스가 되면 천주교 신자는 고해 성사를 한다. 소왈 의무적인 판공성사(判功聖事)인데, 어느 할머니가 고백소에서 하는 죄 고백!       

“아이고, 신부님! 사는 게 다 죄 아잉교.” 성사를 집전하는 신부, ‘이게 뭐밍?’ 띠용!!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원죄, 자범죄, 고범죄, 마음으로 지은 죄 등등은 그만두고, 할배 점심 늦게 차린 죄, 잔소리 한 죄, 며느리 흉본 죄, 남의 홍시 주워 먹은 죄, 이웃의 호박잎 콩잎 따 먹은 죄...... 주저리 주저리 고백하다가 ‘그건 죄 아니니 괴로워 마쇼,’라는 핀잔을 이미 들었으니....


 말레이시아 바투 동굴에는 힌두교 전쟁의 신, ‘金칠 한 무루간’의 거대한 동상과 함께 272계단이 있다. 인간이 지을 수 있는 죄의 가짓수라는데, ‘그렇게 많아?’하다가, 어느 당대표, 아니고 내가 살아온 길을 돌아보니 ‘그 할매, 맞는 말 했네.’라는 생각이 든다. 

 간단한 과장은 왜곡으로 연결되고, 자꾸 하면 그 허위가 또 다른 기망을 부르면서 죄가 되며, 나중에는 반복되는 거짓이 자기 최면으로 정말인 양 착각까지 하여 스스로 진실로 확신하는 ‘리플리 증후군’이 된다. 그러니 죄인지 아닌지조차도 모른다. 맹자의 성선설이나 순자의 성악설도 맞지 않고, 오히려 고자(告子)의 성무선악설(性無善惡設)이 옳다고 생각했다가, 순자 쪽으로 중심추가 옮겨 간 것은 계속 드러나는 비인간적인 사건의 영향도 있다. 나 역시 아무리 통회(痛悔)하는 척해도 또 잘못 할 테니 272계단, 그 대표와 같이, 마저 채울까?


 1974년 2월 ‘공생해방군’이라는 범죄자들이 미국 신문재벌 허스트 가문의 큰딸 ‘패티 허스트(당시19세)’를 납치했다. 그런데 2개월 뒤 샌프란시스코 은행 습격에 놀랍게도 그 ‘패티’가 범죄자들에 가담하여 나타났다. 1873년 스웨덴에서 발생한 인질범 두둔 사건에서 시작된, 범인에게 동조하고 감화되는, 비이성적인 심리 현상인 스톡홀롬증후군 아류였다. 우리나라에도 ‘무전유죄 유전무죄’라는 말의 단초가 된 비슷한 일이 있었으니 ‘지강헌 사건’이다. 북가좌동에서 탈주범들이 벌인 인질극에서, 인질 소녀가 범죄자에게 동조하는 현상을 잠시 보였었다. 


 연예계에 나타나는 팬덤(Fandom)은 팬(Fan)과 도메인(domain),즐겨 쓰는 고급 인문학(?) 닙뽄 말 ‘나와바리’의 합성어로, 특정 대상에 대해 강한 애정과 헌신을 공유하는 것을 나타내는 신조어이다. 사전에 알았던 다양한 정보로 팬이 된 후에는 자신의 결정에 부합되는 정보로 이루어진 신념에 합당한 말만 받아들인다. 나쁜 정보와 논란이 사실이 되면, 모든 지지 행동이 부정당하기 때문에 후회와 절망을 피하려는 인지부조화의 ‘확증편향(確證偏向)’이 생긴다. 그리고 ‘우리’라는 개념을 더욱 강화하며 신격화한다. 그러니 팬덤 연예인에 대한 비난이나 처벌은 자신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는 ‘똘끼’ 증세를 보인다. 최근에 음주운전을 하여 사람이 다치고 그 일을 교묘하게 은폐해도 ‘그럴 수도 있지 뭐.’라는 식이다.

  한번 판단으로 지지하면 ‘X의 딸이 되어도 좋고 羊의 아들 아닌 아치가 되어도 좋다.’라는 인지편향(認知偏向)을 가지고, 자신의 선택이 절대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하려고 한다. ‘건드리면 내가 먼저 죽인다.’라는 극언은 그가 진리의 전부인 양 착각하는 정신적인 팬덤에 빠진 것이 아닐까? 이를 따르는 우스운 ‘레밍족’도 많다.


 높은 넘의 범법행위를 알았지만, 리플리 증후군의 친절, –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애정결핍의 자신에게 아주 작은 동정도 감동할 판에, 金뱃지나 저수지의 金을 주는 큰 동냥에 감격하지 않을 리 없으니 스톡홀롬 증후군으로 두둔하고 맹종하며 변호하는 ‘얀데레’가 된다. 썩은 생선에는 便파리와 함께, 피를 빠는 쇠파리 창승(蒼蠅)도 꼬이는 법, 극소수 일부 언론 또한 자신이 정직하지 않음을 알기 때문에 스스로 감화되고 합리화하여 비뚤어진 시각의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른다. 

 이게 발전하면 두들겨 패며 가학적이던 옛 연인을 그리워한다거나, 폭력을 일삼던 남편을 이상화하는 아내, 가해자를 가족이 감싸는 싸이코패스 현상이 된다. - ‘좋은 점도 있었어, 얼마나 삶에 지쳤으면 그랬을까? 완벽한 인간은 없어!’ 김기덕 감독의 드라마 ‘나쁜 남자’가 생각난다.


 그러는 ‘너는 확증매드(Mad)가 아니냐?’라는 물음에 절대 아니라고는 못 하겠다. 다른 점이 있다면 단지 ‘또라이 우려’를 건방지게 자각한다고 착각하면서 늘 반성하는 체하는 점이고, 그들은 ‘스스로가 편향인 줄조차 아예 모른다.’라는 차이겠다. 죄를 지어도 죄인 줄을 모르고 또 그에 맹종하고 있으니, 사는 것이 모두가 다 죄인 줄 아는 통회와 고백이 얼마나 진솔한지를 생각해 보는 요즈음이다. 노자는 천지불인이만물위추구(天地不仁 以萬物爲芻狗) - 하늘과 땅은 어질지 않아 만물을 芻狗(추구 풀똥개)로 만든다는데, ‘사는 것은 과연 전부가 죄인가?’ 내가 떨어진 홍시만 주워 먹고, 콩잎만 따 먹고 그쳤을까? 성탄을 맞아 스스로 ‘똘끼’를 고백하고, 황량한 들판에서 ‘꽃 피는 봄’을 기다리는 촌넘(村漢)인 나는 ‘우리 대한민국이 안정되어 선진 문턱을 넘었으면 참 좋겠다.’ (2024. 12. 성탄절. 白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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