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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골의 관상. 적응이라는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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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골의 관상. 적응이라는 진화

다수의 독재와 배반, 무엇이 반역일까?

(白又칼럼 44) 


 삼국지연의의 적벽대전 이후 장사 전투에서 위연(魏延)과 황충(黃忠)은 섬기던 한현(韓玄)을 죽이고 유비에게 투항했다. 

제갈공명이 유비에게 ‘위연이 반골의 상이니 당장 없애라.’라고 하자 유비는 ‘항복한 적장을 죽일 수 없다.’라며 거절한다. 공명은 수명이 다한 것을 예감하고, 양의(楊儀)에게 ‘위연이 배반할 때 보라.’며 비단 주머니 하나를 주었다. 그 속에는 ‘위연에게 <누가 감히 나를 죽일 수 있단 말인가?>라고 소리치게 하라.’라고 적혀있었다. 정말 그렇게 하자 용맹한 장수 마대(馬岱)가 득달같이 달려들어 위연의 목을 ‘뎅캉’ 날려버렸다. 제갈량은 마대에게 유언으로 미리 일러 두었던 것이다. 공명이 위연을 배반의 상이라고 지목한 이유는 ‘뒤통수가 튀어나왔다.’라는 것이었다. 


관상의 마의상서(麻衣相書)에, 튀통수가 튀어나온 것, 경추가 돌출한 것, 안면이 바르지 못한 것, 눈썹이 진하고 치켜 올라간 것, 입 끝이 높거나 낮은 것, 심지어는 수염이나 코털이 붉거나 노란 것 등, 배반의 상으로 여러 가지 꼽았으나, 필자가 보기에는 대개 ‘구라’이다. 나관중이 기록하기를 ‘위연은 얼굴이 익은 대추 빛으로, 눈은 밝은 별빛과 같다.’라고 했으니, 관우에 버금가는 미남이었고, 당시 머리모양은 뒤통수를 잘 볼 수도 없었다. 뒤통수 나온 사람이 똑똑하여 고집 세고 총명하다는 설은 있다.외형에 드러나는 반골은 저급 하수이다.


배반의 대명사로 꼽는 여포는 여느 무장들과 달리 ‘피부가 희고 아주 잘 생겨 여자들이 잘 따를 상’이라는 기록은 있어도 흉악하게 생겼다는 기록은 없으나 양아버지 정원과 동탁을 죽였다. 여포가 잡혔을 때 조조가 죽일 것을 망설이자 오히려 유비가 재촉했다. 제갈공명이 위연을 경계한 것은 뒤통수가 아니라 섬기던 한현을 죽였다는 점이었고, 유비가 조조에게 여포를 없애라고 한 것은 양부인 정원과 동탁을 죽이고 배반을 일삼았다는 점이었다. ‘배신자는 또 배신한다.’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난세에도 배반자는 절대로 용서되지 않았다. 


‘찰스 다윈’이 진화론을 발표했을 때, 세상이 뒤집혔다. 모든 생명체는 진화한다는 것인데 惡에 대립되는 개선(改善)으로 안다. 그러나 그 진화는 개선이 아니라 적응을 뜻했다. 忠을 지키던 많은 사람이 전쟁 등에서 요절했다. 후손 번식이 본능인데 충신은 후손을 남기지 못했으니, 지금 살아있는 者는 개善이 아니라 배신, 아니 적응한 사람의 후손일까? 그러나 우리는 간단한 생명체, 저급한 동물이 아니고 지적인 생명체이다. 생각이 없는 생명체는 정의를 모르고, 배반에 둔감하며, 고통에 공감 능력이 부족하고, 환경에만 적응한다.


지금 혼란한 정국에 많은 적응자(?)가 등장했다. 사람들은 탄핵에 동조한 여당 의원을 배신자라고 부른다. 대통령을 끌어내리려 겁박한 측근도 배반자라고 부른다. 몇 년 전 대통령 탄핵 때, 앞장서며 적응(?)했다가 살아남은 사람 중 배신을 반복하는 자도 설친다. 위법한 영장으로 대통령을 체포하는 판에 겨우 ‘사람 다치는 불상사가 있으면 안 된다.’라는 초딩 수준의 소리로 뒤통수를 쳤다.

 야당에는 없을까? 사태가 벌어져 의원들이 국회로 몰려갈 때 재빨리 은둔술을 발휘한 자들이다. 예전의 계엄 때 직간접적 학습을 했으니 진화(?)했다. 만천하에 알려진 <쟁쟁한 17인의 투사>, 방탄하는 체, 양아치 의리를 지키는 체, 했지만 장수의 목이 달아나는 ‘예견된’ 순간, 표변하여 그 자리를 차지하려고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배신은 과연 진화된 적응일까?


 계엄을 옹호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무엇 때문인지도 보아야 한다. 부정선거 의혹, 무분별 예산삭감, 탄핵 난사, 행정 마비 획책, 유엔 제재 위반 적국 뇌물, 대장동 백현동 비리, 관련자 7-8인의 죽음, 호텔 불법 허가 의혹, 위증, 쪽팔린 법카 사용, 150억원 50억원 클럽, 판결 지연과 도망, 국회가 의결한 구속 기각, 위증교사 무죄라는 엉터리 판결, 등등 민주주의 탈을 쓴 <국민에 대한 배반>을 겨누었다.

 다수 의견이 늘 정답이 아니다. 지지를 받으려면 소수 의견보다 옳아야 하는데, ‘토마스 홉스’가 말한 어리석은 ‘중우(衆愚)의 독재와 반골’은 과연 어느 者들인가? 나라를 사랑하고, 배반은 생각 한 일조차 없는 改善된 백성이 탄핵 찬성을 짱꿰들과 같이? 


헌법전문에 있는 3.1 운동과 4.19 민주 이념은 탄압과 독재, 반역, 불의에 대한 항거이고, 우리 DNA에는 그 정신이 흐른다. 지각 있는 국민이 타도해야 할 <큰 독재 배반>이 어느 것인지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여당 내분의 싹이 생겼다. 악어의 눈물로 가장하고 계엄 특검을 수용운운 하더니, 성문을 여는 배반자도 나타났다.

 잘 못 적응(?)한 자들이여, ‘누가 감히 나를 죽일 수 있는가?’라고 나서보라. 마대의 칼날 같은 ‘민심의 심판’을 만날 것이다. 허우대 멀쩡하지만 ‘잘못 진화’한 반골인 것이 드러나고, 양두구육으로 흑심을 감추고 있었다는 것이 폭로되리라. 독재와 배반을 국민은 용서하지 않는다. 

(2025. 1. 白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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